난소암 수술을 받고 3개월 뒤 또 다시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나는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과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회의를 느끼던 중 우연히 노경선 선생님이 쓰신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이란 책을 읽고 나의 과거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야만 내 아이들에게도 온전한 사랑이 갈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고 용기를 내서 병원 문을 찾았다.
감정이 불안하고 몸이 고달파서 마음이 내키지 않을 때는 불같이 화를 내던 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하다는 공감은커녕 내 화를 이기지 못해 아이를 때리고 정신병자처럼 소리를 지르며 아이를 윽박질렀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는 이럴 수 있다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을 대하는 나의 모습이 엄마가 어릴 때 나에게 했던 모습 그대로 라는 것을 안다. 나도 희생자지만, 부모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남편에게조차 사랑을 받지 못한 채 힘든 삶을 살아야 했던 우리 엄마도 희생자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예전에는 힘들다고 말해도 늘 비난만 하고 나에게 공감해주지 않은 채 항상 도덕책 같은 말만 하는 엄마가 너무 싫었었다. 치료 도중에는 감정이 북받쳐 올라와 엄마와 전화통화도 하기 싫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혜련 선생님의 말씀처럼 I-MASSAGE를 엄마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지금도 엄마와는 의사소통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엄마에게 동정 받으려는 마음에서는 많이 벗어났다.
그리고 내 모습이나 성격이 부모의 영향이라 생각해서 마음 상해했던 적도 있으나 지금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인내하면서 우리를 훌륭하게 키워 준 엄마에게 참 고맙다. 이제는 엄마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나라면 감내하지 못했을 것이다.
몰론 지금도 엄마가 많이 원망스럽긴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엄마에게 좌지우지 되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 엄마의 그림자에서 온전히 벗어나서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온전한 나 자신 ◯◯◯로서, 하나의 어른으로 독립하고 싶다.
그리고 나보다 수십 배의 상처가 있는 우리 엄마, 겉으로는 강한 체 하지만 사실은 약한 우리 엄마를 이혜련 선생님께 모시고 가고 싶다.
이혜련 선생님과 상담 도중 난 첫째 딸과 소통의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래서 큰 딸, ◯◯이의 놀이치료도 병행하게 되었다. ◯◯이도 역시 문제가 있었고 내면에 상처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내 맘은 찢어지게 아팠다. 내 인생이 엉킨 머리카락 같았다.
그런 내 마음을 위로해 준 사람은 바로 내 남편이었다. 남편과 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마음을 다 잡고 집에서 배운 대로 놀이치료도 열심히 했고, 아이들과 있을 때는 몸이 고달플 정도로 아이와 놀아 주었다. 이런 행동은 내가 아이를 망쳐놓았다는 깊은 죄책감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열심히 하다 보니 ◯◯이가 많이 밝아졌고 유치원 생활에도 적응을 잘하였다. ◯◯이가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니 희망이 생겼다.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결과였다. 날 별로 찾지 않던 아이들이 나하고만 놀자는 소리를 했고 ◯◯이는 나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했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이제는 너무 무리해서 놀아주지는 않는다. 내가 행복할 만큼, 아이들도 행복할 만큼만 놀아주고 있다. 내 사랑스런 딸들… 어릴 땐 엄마가 자신의 모든 우주로 보인다는데 화만 내고 엄마로부터 감정을 공감 받지 못한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서글펐을까? ◯◯인 눈치가 빨라 더 감정을 억압했을 것이다. ◯◯의 마음이 그동안 많이 닫혀 있었기에 감정표현도 첫째 위주로 많이 하고, 자매간의 서열도 확실하게 했더니 이제는 집에서 아이들이 너무 잘 놀아 손이 가지 않는다. ◯◯이는 아직도 표현을 다양하게는 하지 않지만 이제는 아이가 날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제부터는 내 문제를 이야기하겠다.
너무나도 부정적인 내 성격이 변화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무슨 일을 당하면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부정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 혜련 선생님의 충고에 따라 부정적인 생각이 나면 즉시 긍정적인 생각으로 전환시켰다. 부정적인 생각은 나에게 독이고 악마의 꼬임이라고 생각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이 들면 난 “안속아!” 라고 되새겼다
또 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걱정하는 습관도 많이 완화되었다. 많이 불안해지면 자기 전에 기도를 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언제부턴가 밤을 새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며 생각하는 버릇이 많이 없어졌다. 아마 생각을 전환시켰기 때문인 것 같다.
나의 나쁜 습관중 제일 좋아진 것은 아이들에게 감정적으로 화내는 습관이다.
화가 날때는 이혜련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화를 내고 있는 내 자신을 보았다.
가장 중요한 내 감정을 내가 인식하고 지켜보는 것이다.
이 방법을 썼더니 아이들에게 화를 낼 때도 어느 선 이상으로 화를 내지 않고, 화를 내더라도 우선 아이의 감정을 읽어 주고 공감해 주면서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더니 아이들도 너무나 드라마틱하게 변했다. 남편이 옆에서 놀랄 정도로 말이다.
아직 완벽하게 좋아지지도 않았고 언제 또 내 내면의 썩은 뿌리와 같은, 큰 상처들이 올라와 날 우울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상담을 통해 날 보는 법을 배웠고 이 방법은 은 내게 효과적이었다.
이제는 내 자신의 감정을 너무 억누르지 않을 것이고 남들에 대해 심한 죄책감도 갖지 않을 것이다. 또한 비관적으로 생각하지도 않을 거다. 연습이 습관이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나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다. 물론 하나님이 없으면 불가능할 것이다. 한 달 전부터 이혜련 선생님의 권유로 교회를 다녔고 하나님이 날 부르시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아직은 너무 부족하지만 정말 내 마음속에 진심으로 하나님께서 들어오시면 좋겠다. 지금은 마음이 편안하다. 죽는다는 생각이 아직도 종종 들지만 교회를 다니다 보면 좋아질 거라고 믿는다. 아이들이랑 교회 가는 것이 참 행복하다. 여성호르몬이 나오지 않아 부부생활이나 체력, 그리고 감정이 어느 레벨이상 올라가진 않겠지만 난 정말로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항상 든다. 대학생 시절에 재미로 점을 보면 하늘의 복을 타고 났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 거 같다.
옛날에는 열등감으로 똘똘 뭉쳐 부자랑 만나면 위축되고 내 자신이 싫었는데 이제 내게 왜 그런 요인이 생겼는지 그리고 그 원인이 과거로부터 비롯된 결과라는 걸 알게 되었더니 이제는 위축되는 모습도 많이 좋아지고 사람을 무조건 싫어하는 버릇도 많이 좋아졌다.
너무 중구난방으로 구구절절 쓴 거 같다. 지금 인터넷으로 나영이 사건을 읽고 많이 울었다. 맘이 싱숭생숭해서 글이 써지지 않는다. 나영이가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니 울분이 터진다. 두 딸인 ◯◯와 ◯◯가 너무너무 걱정되고 무섭지만 하나님께서 우리 아이들을 지켜 주실 것을 믿는다.
마지막으로 22주 동안 내 머릿속을 청소해주시고 어루만져 주시고 치유해 주시고 용기를 주시고 공감해주신 이혜련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선생님 역시 하나님이 보내 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내 치료가 다 끝났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마음이 많이 힘들 때 항상 선생님을 찾아 올 것이다. 내게는 언제나 시원한 해결책을 주시는 선생님이 계시기에 마음이 놓인다.
처음 상담을 시작 했을 때는 몇 년을 상담을 받아야 할 거 같아 답답하고 회의도 들었는데 며칠 전 선생님이 그만하자고 해서 많이 놀랐다. 그러나 기분은 참 좋았다. 어쨌든 내가 좋아졌으니 종결하자고 하시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내 자신이 대견스럽다.
이제는 다정한 엄마로 아이들 곁에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고 싶다.
이혜련 선생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