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2007-02-14 09:51:42.0 Hit. 726
잃어 버린 한 쪽 눈 | 관리자
안녕? 오랫만이구나.

다시 편지로라도 만나게 되어 반갑다.

우리 이런 것 한번 생각해 볼까?

두 눈이 건강할 때는 우리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지.

그런데 어떤 이유로든 한 눈을 잃어 버리게 되면

그제서야 눈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되지.

그리곤 남아있는 한쪽 눈마저 잃어 버릴까봐 걱정을 많이 하게 돼.


부모님이 이혼하신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

함께 살 수 없는 엄마나 아빠 생각을 많이 하게 되지.

때론 보고 싶고 때론 미워지기도 하고...

이제는 좋든 싫든 한쪽 부모하고만 살아야 하는 거야.

그래서 때로는 불안할 수도 있어.

혹시 같이 살고 있는 엄마나 아빠가 갑자기 교통사고라도 당하면 어쩌나?

어느날 갑자기 엄마나 아빠가 들어오시지 않으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물론 이런 일은 안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그래서 지나치게 염려할 필요는 없어.


그래도 문득 문득 두려워질 때가 있지 않니?

이런 생각들을 내 마음속에만 묻어두고 있으면 병된데.

엄마나 아빠는 내 속에 이런 걱정이 들어 있는 줄 짐작조차 못하시니까

먼저 이야기해 주실 수가 없지.



또 날 오히려 불안하게 만들까봐 이야기 못 하시는지도 몰라.

"만일 .... 경우가 생기면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아?"라고

점잖게 엄마나 아빠에게 여쭈어 보면 어떨 것 같으니?

처음에는 조금 놀라고 대답도 잘 못하시겠지만

속으로는 '어린애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이렇게 컸구나' 싶고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겠구나'하고 느끼실거야.



부모님으로부터 확실한 대답을 듣게 되면

쓸데 없는 걱정도 덜어지고 기분이 훨씬 좋아질거야.

이야기 꺼내기가 힘들면 이 편지를 print out해서

엄마나 아빠가 읽어 보실 수 있도록 하고

그 끝에 네 질문을 써 넣어도 좋지 않을까?



오늘 우리가 나눈 이야기가 너에게 꼭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럼, 잘 있어.